NAD CS1, 중립적 음색과 고해상도를 지닌 미니멀 네트워크 스트리머

2023. 9. 19. 14:54플레이어

"가장 간결한 형태의 가성비 네트워크 스트리머이며, 음색 특징 없이 중.저음만 살짝 보강해주는 고해상도 재생기이기도 하다.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와 오디오 시스템을 연결하는 중립적 장치로서 오디오 애호가에게 생활 필수품 같은 존재가 된다."


글.사진 : 루릭 (blog.naver.com/luric)


오늘은 아주 기초적인 부분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여러분이 구독 중인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대부분 스마트폰 앱으로 듣게 되지만, 스마트폰마다 탑재된 네트워크 전송 규격을 통해서 다른 기기에서 들을 수도 있습니다. 아이폰이든 안드로이드폰이든 음악 앱 하단의 어떤 아이콘 하나만 눌러주면 외부의 스피커나 TV 등에서 음악이 나온다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아이폰에서는 '에어플레이', 안드로이드폰에서는 '크롬캐스트'가 주로 사용됩니다. 음악 앱의 재생 화면에서 다음과 같은 아이콘이 보인다면 한 번 눌러보시기 바랍니다. 스마트폰의 Wi-Fi를 켜서 홈 네트워크에 포함되어 있다면, 에어플레이나 크롬캐스트를 지원하는 오디오 기기가 목록에 뜰 것입니다.


NAD CS1은 바로 이 목록에 떠서 여러분의 오디오 시스템을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와 연결해주는 물건입니다. 오디오 좀 굴려보신 분들은 NAD라는 회사를 잘 알고 계실 터인데 CS1은 NAD의 기기들 중에서도 가장 간결하고 쉬운 제품이라고 하겠습니다. 휴대폰 충전기를 써서 전원을 연결한 후 기기 뒤쪽에 랜선만 끼우면 스스로 세팅을 마치고 에어플레이와 크롬캐스트를 모두 지원해서 뮤직 스트리밍 재생을 시작합니다. 다른 설정이나 준비는 필요없습니다.


즉, 스마트폰과 CS1만 있으면 현재 보유한 오디오 시스템으로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를 고음질 재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늘 그러하듯, 오디오 애호가에게 중요 1순위는 음질입니다. 이번 리뷰에서 제가 확인해보려는 것은 NAD CS1의 1순위 장점인 '간편함'에 밀려서 '음질'이 절충되었는가 입니다. 그래서 한 달 가까이 이 물건을 사용해보았고 오래 전에 구입해서 사용 중인 블루사운드 노드 2i와 비교 청취해보기도 했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저는 헤드폰 유저라서 이어폰과 헤드폰으로 CS1의 소리를 확인했다는 겁니다. 오디오룸에서의 공간적 감상이 아니라 헤드룸 속에서 매우 가깝게 모니터링한 것인데요. 한 달의 생활 속 사용과 비교 청취의 결과가 무척 좋게 나왔습니다. 그리고 스피커 시스템에서도 이 결과가 동일하게 통할 것이라 예상합니다.


NAD CS1은 네트워크 스트리머의 기본 기능과 좋은 소리를 적절한 가격으로 제공하는 미니멀 컨셉의 제품입니다. 가격이 좋은 이유는 등급이 낮아서가 아니라 입출력이 단순하기 때문이며, CS1의 소리 특성은 그야말로 무음색에 가까워서 오디오 시스템의 소리를 그대로 유지하게 해줄 것입니다. CD 해상도부터 192kHz까지 무손실 음원의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를 음질 열화 없이 선명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매우 간단한 사용법, 부담 없는 가격, 작은 크기, 음색 특징이 없는 고해상도의 소리 - 이러한 장점들을 모두 경험하고 나니 '이건 뭐... 잘 팔릴 수 밖에 없겠네.'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현재 할인 가격으로 30만원대 중반)


컴팩트 사이즈 + 미니멀 디자인

작은 박스 형태의 기기이므로 패키지 박스도 작은 편입니다. 박스를 열어 보면 잘 포장된 CS1 본체와 함께 두 개의 구성품이 나오는데요. RCA 인터커넥터 케이블과 USB-C to A 케이블입니다.


RCA 인터커넥터 케이블은 다른 앰프나 액티브 스피커에 CS1을 아날로그 연결해줍니다. 그러나 선재가 막선(-_-)이라서 몇 만원 정도의 제품으로 업그레이드해주면 더 좋겠습니다. USB 케이블은 CS1의 전원 공급을 담당하는데, 기기를 배치하는 장소에 따라서 더 긴 것으로 바꿔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인 휴대폰 충전용 USB-C to A 케이블이 모두 호환되므로 2~3미터 정도의 긴 케이블을 사용해도 됩니다. CS1에 기본 포함된 USB 케이블은 1.5~1.6미터 정도로, 책상 위에 올려둔다면 넉넉한 길이입니다.


CS1이 깔끔한 이유 중 하나는 커다란 전원 어댑터나 굵은 파워 케이블을 요구하지 않는 것입니다. 후면의 USB-C 포트에 5V / 1A 규격의 일반 휴대폰 충전기를 연결하면 됩니다. 바로 여기에서 한 가지 참고해둘 점이 있는데요. 원래 포함되는 전원 어댑터 대신 국내의 안전 인증이 완료된 별도의 제품으로 교체해서 넣어준다고 합니다. 아래 사진의 제품입니다.


국내 판매되는 NAD CS1에는 이 휴대폰 충전기가 들어 있습니다.

그 외에도 5V / 1A 규격이라면 CS1과 호환되므로 집에서 뒹구는 다른 휴대폰 충전기를 연결해도 됩니다. 이 때는 1A가 기준이므로 2A 규격이거나 5V를 초과하는 고속 충전용 제품은 쓰지 않기를 권합니다. CS1은 네트워크 활성화 상태에서 대기 전력 소모량이 0.5W에 불과하며 발열이 거의 없어서 항상 켜두고 쓸 수 있습니다.


크기가 140 x 140 x 55mm입니다. 아주 작아서 여기 저기 둘 수 있으며, 저처럼 헤드폰 시스템을 쓰는 사람도 조그마한 DAC와 헤드폰 앰프의 사이에 둘 수 있어서 편합니다. CS1은 오디오 시스템에서 오로지 네트워크 스트리밍만 담당하는 기본적 장치이며 그에 맞는 컴팩트 사이즈와 미니멀 디자인을 보여줍니다. 외부는 플라스틱이지만 내부 케이스를 금속으로 튼튼하게 만들어둔 점도 마음에 듭니다.


저는 오랫동안 NAD의 CD 플레이어를 쓰고 있는데 이제 네트워크 스트리머에서 NAD 로고를 보니 왠지 반갑습니다. 꾸밈없이 네모반듯한 모양새의 제품 외형과 네모반듯한 NAD 로고의 조합은 언제나 차분한 인상을 줍니다.


제품의 후면에는 기본적으로 필요한 출력이 모두 있습니다. RCA 아날로그 출력, 코엑시얼 디지털 출력, 옵티컬 디지털 출력입니다. 그 옆으로는 3.5mm 커넥터의 12V 트리거 아웃(Trigger Out)이 있으며 큼직한 LAN 포트가 CS1의 네트워크 스트리머 기능을 암시합니다. 이러한 출력단을 활용한다면 CS1을 오디오 시스템의 프리 앰프나 인티 앰프에 아날로그 연결할 수 있으며, 더 좋은 음질을 위해서는 보유 중인 DAC 기기와 디지털 연결하면 됩니다.



사용 방법 - 랜선만 끼우면 준비 완료

NAD CS1은 전원을 켜고 인터넷 연결된 랜 케이블을 끼우면 스스로 초기 설정을 마치고 준비 상태가 됩니다. 전면 버튼에 있는 LED가 파랑색으로 켜져 있으면 이제부터 언제든 뮤직 스트리밍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아이폰의 음악 앱에서 보니 이미 홈 네트워크와 연동되어서 'NAD CS1'이라고 에어플레이 목록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도 음악 앱의 크롬캐스트 기기 목록에 CS1이 뜹니다.


이 제품이 네트워크 스트리머이면서도 전용 앱이 없는 이유를 알겠습니다. 유선 랜을 연결한다면 그냥 플러그앤플레이 개념으로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CS1은 Wi-Fi로 사용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네트워크 스트리머들이 그러하듯 '음질 측면'에서 랜 케이블 연결을 권하겠습니다. 이 제품으로 간편하게 배경 음악만 재생하겠다면 Wi-Fi로 써도 좋겠으나, 고해상도 음반이나 애플 뮤직 재생을 주로 하겠다면 랜 케이블 연결이 유리합니다. 그리고 저의 경우는 헤드폰으로 감상하기 때문에 네트워크 스트리머는 무조건 랜 케이블 연결을 쓰고 있습니다. 이 때의 랜 케이블은 회색빛 통신용 막선(-_-)만 벗어나면 됩니다. 자금 여유가 있다면 오디오용 랜 케이블을 별도 구입해도 좋겠고요.


이렇게 랜선 연결은 즉시 세팅 완료가 되지만, CS1을 Wi-Fi로 사용하겠다면 첫 사용에서 스마트폰을 통해 홈 네트워크 연동을 해줘야 합니다. 이 때는 '구글 홈' 앱을 쓰는 것이 가장 편리하니 참조 바랍니다. CS1에 랜선을 끼우지 않았다면 전면 버튼의 LED가 빨강색과 녹색으로 점멸하는데, 이것이 '핫 스팟 모드'이며 Wi-Fi 홈 네트워크에서 CS1이 검색되게 해줍니다. 혹시 핫 스팟 모드를 수동으로 켜야 한다면 전면 버튼을 5초 이상 누르고 있으면 됩니다.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 폰에 구글 홈 앱을 설치한 후 앱 내부에서 기기 검색을 하면 'NAD CS1'이 뜰 것입니다.


유저의 편의를 중시하는 제품이므로 블루투스 5.2 버전도 탑재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CS1을 블루투스 페어링해서 스마트폰의 음악을 재생하는 것입니다. 음질 측면에서는 유무선 랜보다 나을 것이 없으나 간편하게 무선 연동을 하고 싶어서 블루투스를 쓰는 유저도 있을 겁니다. CS1은 NFC를 제공하므로 스마트폰을 CS1의 머리에 올려두기만 해도 페어링을 완료할 수 있습니다.


블루투스의 수동 페어링이 필요하다면 기기 후면의 USB-C 포트 옆에 있는 'SET UP' 버튼을 사용합니다. 작은 핀으로 찔러서 누르는 버튼이며, 2초 동안 꾹 찌르고 있으면 전면 버튼의 LED가 점멸하면서 블루투스 페어링 모드로 들어갑니다. 그 후 스마트폰의 블루투스 메뉴에서 NAD CS1을 찾아 페어링해줍시다.



SOUND

*에어플레이 + 크롬캐스트


CS1은 가격대 성능비가 굉장한 물건임에도 불구하고 애플 에어플레이와 구글 크롬캐스트를 모두 제공하는 레어 아이템입니다. 에어플레이는 iOS 기기와 맥에서 모두 통하니 편리하고, 스마트폰과 더불어 TV에서도 크롬캐스트 탑재 기기를 쓰고 있다면 이 또한 CS1이 인식해서 바로 재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룬 레디(Roon Ready) 제품이며 타이달 커넥트와 스포티파이 커넥트를 지원합니다. (MQA 디코딩과 렌더링도 포함) CS1의 지원 해상도는 최대 192kHz / 24bit인데, 에어플레이는 원래 CD 해상도이며 크롬캐스트는 최대 96kHz / 24bit까지 재생 가능하답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오디오 기기들은 극성 맞추기로 더 좋은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혹시 CS1과 연결된 기기의 소리에서 고음이 거칠게 들리고 뭔가 비좁은 느낌이 든다면, CS1을 대기 모드로 전환한 후(전원 버튼을 2초 정도 누른 후 떼어서 LED를 오렌지색으로 바꿈) 전원 어댑터 끼우는 방향을 반대로 바꿔보시기 바랍니다. 어느 방향으로 끼우든 간에 자신이 듣기에 더 자연스러운 소리가 나오는 쪽으로 두면 됩니다. 기기마다 극성 맞추기 효과의 폭이 다르므로, 혹시 소리 차이를 느낄 수 없다면 그냥 넘어가거나 측정 기기를 사용해서 맞춰주시면 되겠습니다.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를 음질 손실 없이 간편하게


NAD CS1의 소리 성향은 간단히 요약하면 '무음색 + 중.저음 보강 + 고해상도'입니다. 편리한 기능 뿐만 아니라 소리 품질에서도 가성비가 굉장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 기기를 오디오 시스템에 추가한 후 뭔가 감동적인 소리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이 기기를 추가함으로써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를 음질 손실 없이 간편하게 오디오 시스템과 연동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가장 일반적인 시나리오를 따라서 소리 감상문을 썼습니다. 현재 보유 중인 DAC와 앰프에 CS1을 연결한 후, 홈 네트워크를 통해서 스마트폰으로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를 재생하는 것입니다. 더 좋은 음질을 위해서 유선 랜을 사용하며, 애플 아이폰 11, 삼성 갤럭시 A9, LG V20의 세 가지 스마트폰에서 에어플레이와 크롬캐스트로 애플 뮤직을 재생합니다.


CS1은 아날로그 출력과 디지털 출력이 모두 있으므로, 아날로그 출력은 아날로그 헤드폰 앰프 한 대를 기준으로 해서 비교 청취하고, 디지털 출력은 그레이스 디자인 M900과 코엑시얼 연결을 기준으로 비교 청취했습니다. 비교 대상이 된 네트워크 스트리머는 제가 구입해서 사용 중인 블루사운드 노드 2i입니다.


*참고 : 에어플레이와 크롬캐스트로 스트리밍할 때 CS1은 소스 볼륨이 동작합니다. 인티 앰프나 액티브 스피커와 연결했을 때 소리가 너무 크거나 클리핑이 발생한다면 소스 볼륨을 조금 낮춰도 됩니다. 그 외에는 스마트폰 음악 앱에서 CS1을 최대 볼륨으로 두고 출력 전압을 확보하시기 바랍니다.


*준수하고 모범적인 음질의 소스 기기


CS1의 소리는 매우 중립적인 음색으로 오디오 시스템에서 조용히 사라지는 역할입니다. 기기와 연결하는 케이블의 특성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으나, 기본은 중립적 음색이며 듣는 이에 따라서는 살짝 어둡거나 포근하다고 느낄 수 있겠습니다. 하드웨어를 보면 PCM5142 DAC를 내장하고 있는데, 제품 사양표에서는 THD+N 수치가 0.03% 미만(20-20 kHz -1dBFS output)이며 SNR 수치는 94dB(2V 기준)라서 그리 인상적인 숫자는 아닙니다. 그러나 실제로 청취해보면 소리 해상도가 충분히 높으며 외장 DAC 기기와 연결하면 좋은 품질의 소스가 됩니다.


이 제품은 음색 영향 없이 최대한 깨끗한 소리로 네트워크 스트리밍을 해주기 위한 것이며, 소스 업그레이드를 위한 옵션은 아닐 것입니다. 준수하고 모범적인 음질의 소스 기기로서 훌륭한 가격대 성능비를 제공합니다. 스피커에 연결해서 생활 속의 배경 음악 용도로 두겠다면 CS1과 네트워크 스피커 또는 액티브 스피커를 바로 연결해서 써도 좋겠습니다. 혹시 음질을 더 보강하고 싶거나 헤드폰 시스템에서 쓰겠다면 괜찮은 품질의 외장 DAC를 중간에 더해주시기 바랍니다.


*NAD CS1을 소스 기기로 사용하면서 느낀 점


거의 완전한 무음색입니다. 중음과 저음이 약간 두터워지면서 낮은 음이 힘차게 울리는 느낌을 받습니다. 저음의 펀치도 조금 더 강한 듯하며 그만큼 소리가 살짝 따뜻한 인상도 있습니다. 소리에서 불필요한 잔재를 남기지 않는 '깔끔한 건조함'이 CS1을 '특징 없는 소스'로 정착시켜줍니다. 또한 주파수 응답 대역폭이 충분히 넓으며 해상도가 높은 재생기입니다.


*DAC를 거쳐서 들을 때와 아날로그 연결로 들을 때의 차이점


1) 외장 DAC로 그레이스 디자인 M900을 거쳐서 들으면?
: 소리 선이 굵게 됩니다. 특히 낮은 중음과 저음에서 더욱 두툼한 느낌을 받습니다. 고음은 거의 무음색이며 블루사운드 노드 2i와 비교하면 약간 어두운 정도라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CS1은 출력 전압이 제법 높게 잡혀 있어서 DAC 기기와 연결했을 때 헤드폰 앰프 쪽에서 든든하고 굵직한 힘을 느낄 수 있습니다.


2) CS1의 아날로그 출력을 그대로 아날로그 앰프에 연결하고 들으면?
: 외장 DAC를 거치지 않고 CS1이 자체 재생하는 소리는 음질이 더 떨어질 법한데, 실제로 들어보니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소리의 해상도와 자연스러움은 외장 DAC를 거칠 때가 더 좋지만 기본 속성은 거의 똑같군요. 높은 출력 전압, 무음색, 약간 포근한 느낌이 그렇습니다. 바로 이 순간 CS1의 가성비가 진짜임을 확신하게 됐습니다. ■


*이 리뷰는 소리샵의 고료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