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io K7, 고성능과 확장성으로 데스크탑 오디오를 점령하는 DAC 헤드폰 앰프

2023. 2. 8. 15:17헤드폰앰프

"USB, 옵티컬, 코엑시얼, 아날로그 입력을 모두 갖췄으며 AK4493SEQ DAC와 THX AAA 788+ 앰프를 탑재했다. 오디오의 기본으로서 고해상도와 든든한 출력을 갖췄는데 가격이 지나칠 정도로 좋다."


글.사진 : 루릭 (blog.naver.com/luric)


데스크탑 컴퓨터로 일하고 노는 사람들이라면, 데스크탑 컴퓨터의 사운드 부분을 보강하기 위해서 외장 DAC를 하나쯤 장만하기 마련입니다. 이것은 엄밀히 말하면 'USB DAC를 내장한 헤드폰 앰프'이며 게이밍과 음악 감상으로 용도가 구분되기도 합니다. 게이밍 헤드폰 앰프는 가상 서라운드 효과를 탑재하며 마이크 연동 기능이 추가되고요. 음악 감상용 헤드폰 앰프는 PC에 내장된 사운드 파츠를 건너뛰고 이어폰 헤드폰 스피커 등으로 좋은 소리를 들려주는 게 목적입니다. 그리고... 여타 음향 기기들이 그러하듯, 음악 감상용 DAC 헤드폰 앰프는 음질과 기능에 따라서 가격 차이가 큰 편입니다.


나름대로 귀가 깐깐하다고 생각하는 저 자신도 PC에 연결할 DAC 헤드폰 앰프에는 돈을 많이 써왔는데요. Fiio의 제품들을 리뷰로 접하면서 문득 먼 산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하이엔드 헤드폰들을 리뷰하게 되니 최소한 200만원대 DAC 헤드폰 앰프는 사야겠다고 생각해서 독일제를 12개월 할부로 샀는데... 정작 제가 생활 속에서 편하게 만족하며 쓸 만한 제품은 10~30만원 정도면 충분할 수 있었던 겁니다. 오늘 소개할 Fiio의 가성비 DAC 헤드폰 앰프 'K7'이 바로 그런 존재입니다.


아주 작은 크기로 노트북 PC에서도 간편하게 쓸 수 있는 Fiio New K3와 달리, K7은 전원 연결을 해서 책상 위에 두고 쓰는 미들급(?)의 거치형 헤드폰 앰프입니다. 데스크탑 PC와 스마트폰에 모두 연결할 수 있으며 옵티컬, 코엑시얼 입력으로 다른 음향 기기나 비디오 게임 콘솔에서 써도 됩니다. 아날로그 입력이 되므로 일반 헤드폰 앰프로 쓸 수도 있고, 아날로그 라인 아웃과 프리 앰프 기능도 유용할 것입니다. 게다가 디자인도 깔끔한데...! 이게 끽해야 30만원입니다. 그동안 저는 왜 DAC 헤드폰 앰프가 비싸야 한다고 생각했을까요. 다시 먼 산을 바라보며 반성한 후 Fiio K7의 사용 경험을 타닥타닥 타이핑하기 시작합니다.


단순하고, 깔끔하고, LED가 예쁨

Fiio K7은 약간 큼직한 박스에 담겨 있습니다. 박스 속에는 폼으로 잘 보호된 앰프 본체가 있으며 구성품으로는 USB-A to B 케이블과 3.5 to 6.3mm 변환 젠더가 포함됩니다. 이 제품은 확장성이 좋지만 어쨌든 가격 부담을 최소로 줄였기 때문에, 타 기기와 연결하는 옵티컬 케이블(광 케이블), 코엑시얼 케이블(동축 케이블), 인터커넥터 케이블(RCA 규격) 등은 별도로 준비해야 하겠습니다.


전원은 12V / 2A 규격이며 비접지 플러그라서 K7을 접지가 된 다른 기기와 연결해줘야 하겠습니다. 저의 경우는 PC 모니터를 접지해서 애플 맥 미니를 접지했으며, 이를 통해 맥 미니와 연결된 외부 기기들도 접지가 되도록 해두었습니다. 접지가 되지 않으면 K7의 알루미늄 케이스 표면에서 '찌르르~'하고 전기가 흐르며 헤드폰 출력에서는 '부웅~'하는 노이즈가 들릴 것입니다. (이 상태에서 금속제 이어폰을 연결하면 귀에서 '찌릿!') K7 자체는 배경 노이즈가 거의 없다시피 하니 참조 바랍니다. (단, 4.4mm 헤드폰잭에 드라이버 감도가 높은 이어폰을 끼우면 화이트 노이즈가 들릴 수 있음)


기본 포함된 USB 케이블은 사실상 막선(...)이지만, 소리 해상도가 많이 깎이지 않는 준수한 제품이며 음색 변화를 만들지 않으므로 그냥 사용하셔도 되겠습니다. Fiio K7이 일단은 가성비 품목이므로 유저가 오디오용 USB 케이블을 추가 구입할 가능성이 낮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 물건을 스마트폰과 연결하겠다면 'USB-C to B' 케이블을 별도로 준비해야 합니다. 다들 USB-C 대동 단결로 가는 분위기인데 K7은 USB-B를 사용하니 조금 아쉽군요. (덩치가 큰 DAC 앰프들이 대체로 USB-B를 선호하는 듯) 혹시 K7을 아이폰에서 듣고 싶다면 오디오용으로 제작된 'Lightning to USB-B' 케이블을 구입하거나, '애플 Lightning-USB 카메라 어댑터'를 거쳐서 USB 케이블로 연결하면 됩니다.


이 글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Fiio K7은 이어폰 헤드폰, 액티브 스피커, 외부 음향 기기 등을 모두 커버할 수 있는 올인원 타입의 기기입니다. 모바일 앱이나 PC 소프트웨어와 연동할 필요가 없어서 사용법이 간단하고, 전면 좌측에 있는 입력 선택 버튼을 사용해서 USB, 옵티컬, 코엑시얼, 라인 입력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데스크탑 PC에서 USB 헤드폰 앰프로만 써도 되지만 원한다면 다른 오디오 기기나 비디오 게임 콘솔(광출력 지원하는 제품)에도 연결해두고 입력 전환을 하면서 사용해도 됩니다. 그리고 RCA 라인 입력이 있으므로 K7을 아날로그 헤드폰 앰프로 쓸 수도 있습니다.


이 제품의 또 다른 특징은 전면 중앙에 자리잡은 거대한 볼륨 노브입니다. Fiio K7은 총 112 단계의 디지털 볼륨을 탑재했으며, 볼륨 노브를 시계 방향으로 돌려서 전원을 켜면 화려한 LED 링의 조명이 켜집니다. 너무 밝지 않아서 눈이 편한데 색상은 화려한 LED라서 마음에 듭니다. 처음 부팅할 때는 무지개 색상이 되고 그 후에는 현재 재생 중인 해상도에 맞춰서 색이 바뀝니다. 48kHz까지는 파랑색, 384kHz까지는 노랑색, DSD 재생은 녹색입니다. 입력 전환을 할 때에도 잠시 무지개 색상이 되는데, 이 때 서킷 전환을 하고 있으니 잠시 기다려주시기 바랍니다. (딱~하는 소리가 들림)


Fiio 제품들을 보면서 놀라는 것 중 하나가 '부품의 충실함'입니다. 분명히 저렴한 가격인데 뚜껑을 열어보면 결코 저렴하지 않은 부품들이 들어 있습니다. K7의 경우는 AK4493SEQ DAC와 THX AAA 788+ 앰프를 듀얼 탑재했으며 XMOS XUF208 디코더가 포함됩니다. 내부가 대칭형으로 설계된 밸런스 구동 앰프이므로 전면에 6.3mm 언밸런스 헤드폰 출력과 함께 4.4mm 밸런스 헤드폰 출력이 있습니다. 원래부터 출력이 높은 편이라서 6.3mm 헤드폰잭으로 들어도 쩌렁쩌렁하지만 더욱 굵직한 소리를 듣고 싶다면 4.4mm 헤드폰잭을 써보시기 바랍니다.


Fiio K7의 생김새는 단순하면서도 깔끔한 인상을 줍니다. PC 모니터 밑에 두었을 때 검정색 케이스로 너무 튀지 않으면서도 LED 조명으로 적당히 매니아스러운(?) 느낌도 주는 모습입니다. PC 키보드의 LED 백라이트를 선호하는 유저에게는 K7의 LED 링이 더욱 마음에 들 것입니다.


제품 배치는 기본적으로 가로 방향이지만, 네모 반듯한 모양새 덕분에 세로 거치도 가능합니다. 크기는 120 x 168 x 55mm, 무게는 610g로 작고 가벼운 편이니 데스크탑 배치에 딱 맞습니다. 요즘 제 방의 실내 기온이 20~22도 정도인데 K7은 하루 종일 켜두어도 알루미늄 케이스가 서늘하거나 미세하게 미지근한 수준입니다. 볼륨 노브를 돌려서 전원을 켜고 끌 수 있으나 자체적으로 전원 어댑터를 사용하는 앰프이며 발열도 거의 없으니 계속 켜두고 사용해도 괜찮을 듯합니다. '계속 켜두기'는 K7을 다수의 기기에 연결해두고 쓸 때 더욱 편리한 점이기도 합니다.


하이 게인과 로우 게인을 잘 사용해봅시다


이 제품은 USB 입력에서 PCM 384kHz / 32bit, DSD 256까지 지원한다고 제품 사양표에 나와 있습니다. 맥 OS의 오디르바나에서 확인해보니 DSD 128까지로 나오는데, 윈도우에서 ASIO를 통해 재생하면 256까지 될 것입니다. 코엑시얼 입력에서는 PCM 192kHz / 24bit, 옵티컬 입력에서는 96kHz / 24bit까지 지원합니다.


헤드폰 출력의 파워는 6.3mm가 1,220mW, 4.4mm는 2,000mW에 이릅니다. 다만, 이러한 고출력은 임피던스 32옴 기준이며, 300옴이 되면 140mW와 560mW로 줄어듭니다. (제품 사양표에서는 16~300옴 범위의 헤드폰을 권장함) 즉, Fiio K7에서 대형 헤드폰을 주로 쓰겠다면 드라이버 임피던스가 낮은 제품을 매칭하는 게 좋겠습니다. 예를 들면 소니 MDR-7506과 오디지 MM-500을 하이 게인에서 볼륨 노브 12시 방향으로 넉넉히 구동할 수 있었습니다. K7의 볼륨 노브 1시 방향부터 5시 방향까지는 '실제 고출력 영역'입니다. 이게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 헤드폰들도 충분히 울려줄 수 있는 힘이라서, 일반적인 다이내믹 드라이버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쓴다면 최대 1시 방향까지만 올리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Fiio 제품을 최근 구입한 여러분에게는 상관없는 일이지만 오래 전부터 사용해온 분들에게 설명할 것이 있습니다. Fiio의 DAC 헤드폰 앰프 제품에서 나오는 USB 드라이버 버전의 차이점입니다. 저는 작년에 New K3를 구입하면서 v4.47 드라이버를 설치했는데 K7에서 들어보니 낮은 고음이 유난히 강하게 들렸습니다. 그래서 드라이버 다운로드 페이지를 다시 확인해보니 이제는 윈도우 7에서 v4.47을 사용하며 윈도우 10 이상에서는 v5.30을 쓰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v5.30으로 업그레이드했더니 K7 뿐만 아니라 제 맥 미니에 연결된 모든 Fiio 기기들의 저음이 든든해졌으며 소리가 전체적으로 훨씬 선명하고 깔끔해졌습니다.


*Fiio DAC 앰프 USB 드라이버 다운로드 페이지
https://forum.fiio.com/note/showNoteContent.do?id=202105191527366657910


Fiio DAC 기기들은 USB 드라이버 소프트웨어를 공유하는데, 컨트롤 패널에서 나오는 이름이 다를 수 있으나 제품은 정상 동작하니 참조 바랍니다. 예를 들면 제가 쓰는 맥 미니에는 Fiio New K3, BTA30 Pro, K7이 모두 연결되어 있는데 모두 'Fiio Q Series'로 나와서 USB 포트 번호로 기기를 구분하고 있습니다.


Fiio K7은 전면의 게인(Gain) 스위치를 사용해서 로우 게인(Low Gain)과 하이 게인(High Gain)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이어폰에서는 로우 게인, 헤드폰에는 하이 게인이 될 텐데요. 제가 말하고 싶은 점은, 하이 게인이 늘 최선의 선택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드라이버 감도가 아주 높은 이어폰(예: BA만 사용하는 인이어 모니터)을 4.4mm 헤드폰잭에 연결하고 하이 게인으로 들으면 스으~하는 화이트 노이즈가 들리는데요. 스위치를 내려서 로우 게인으로 바꾸면 싹 없어집니다. 드라이버 감도가 높은 이어폰(작은 헤드폰도 포함)에서는 하이 게인에서 볼륨을 낮춰 듣는 것보다 로우 게인에서 볼륨을 더 올려 듣는 쪽의 소리가 더 좋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게인 스위치의 효과는 헤드폰 출력에만 적용됩니다. (라인 아웃, 프리 앰프는 기본적으로 고출력 상태)


라인 아웃(LO), 프리 앰프(PRE), 헤드폰(PO)으로 세 가지 출력을 고를 수 있습니다. 라인 아웃과 프리 앰프는 둘 다 후면의 RCA 라인 아웃으로 외부 기기와 연결할 때 씁니다. 라인 아웃을 선택하면 최대 출력 상태가 되고, 프리 앰프를 선택하면 K7의 볼륨이 적용됩니다. 여기에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는데요. 이 제품은 출력이 무척 높은 편입니다. 외부의 다른 헤드폰 앰프에 연결할 때는 먼저 '프리 앰프'를 선택해서 볼륨을 천천히 올리며 들어야 합니다. 특히 외부 헤드폰 앰프에 이어폰을 연결한다면 소리가 매우 클 수 있으니 주의합시다. 이후 설명하겠지만 K7은 자신의 특징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중.저음을 보강하는 성향이라서 외부 기기의 소스로 쓰기에 무척 좋습니다. 요리를 할 때 아주 맑으면서도 약간 따뜻한 물을 쓴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또 한 가지 참고해둘 점이 있습니다. K7의 소리를 라인 아웃, 프리 앰프 출력으로 다른 헤드폰 앰프를 통해서 들으면 저음 파워가 더 강해집니다. K7의 헤드폰잭 출력도 저음 파워가 강력한데 라인 아웃이나 프리 앰프 출력보다는 고음의 선명도가 더 높게 들립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K7 유저들이 자체 헤드폰 출력을 더 많이 쓰게 될 것 같습니다.


SOUND

"고음 자극이 없고 중.저음이 보강되는 약간 따뜻한 소리.
음색 특징이 없으며 해상도가 높다."


위의 문장으로 감상평을 끝내도 될 정도입니다. Fiio K7은 자신의 특징을 많이 드러내지 않으면서 이어폰 헤드폰의 중.저음을 보강하고 고음을 깨끗하게 다듬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레이스 디자인 M900, 젠하이저 HDVD800, 그리고 훨씬 작은 Fiio New K3까지 동원해서 열심히 비교 청취를 했으나 주목할 만한 개성을 찾지는 못했는데요. 희한하게도 소리가 심심하지 않습니다. 어떤 이어폰 헤드폰을 연결하든 낮은 음을 보강하면서 선명한 소리를 들려줍니다. 즉, K7은 기본기에 집중하는 올라운더 타입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왠지 중요한 사항 : 극성 맞추기를 꼭 해주시기 바랍니다. 다른 기기들도 그렇지만 K7도 극성이 맞을 때 소리가 훨씬 좋아집니다. 기기 전원을 껐다 켜면서 전원 플러그를 반대 방향으로 끼워 봅시다. 이 때 더 자연스럽게 들리는 쪽으로 놔두면 됩니다. 극성이 틀리면 초고음이 잘려나가며 소리 질감이 거칠어집니다.


*소리의 고해상도를 기본 제공한다


제가 생각하는 Fiio K7의 가장 큰 장점은 '높은 해상도'입니다. 얼마 전에 리뷰했던 Fiio M11S에서도 그랬고, 직접 구입하게 된 New K3에서도 그러했습니다. Fiio가 만드는 기기들(DAP, DAC 앰프, USB 동글 앰프 등)은 가격이 저렴하지만 충실한 부품과 오랫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통해서 소리의 고해상도를 기본 제공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한 두 가지씩 특징을 더해서 각각 흥미로운 제품으로 만들어냅니다. 예를 들면 K7의 소리는 더욱 편안하고 따뜻합니다. New K3의 소리는 더 굵고 힘차게 들립니다. M11S의 소리는 Fiio 뮤직 앱을 쓴다면 고음이 더욱 선명하게 됩니다.


DAC 헤드폰 앰프의 소리는 의외로 상세히 분석할 수 있는데, 해상도 외에도 밀도, 응답 속도, 저음의 펀치(타격감), 초고음과 초저음의 확장, 타이밍의 정확도 등 여러 요소가 존재합니다. 제품의 가격이 높아질수록 이러한 요소가 많이 살아나면서 음악 감상이 더욱 즐거워지며 때로는 압도적 경험까지 하게 됩니다. Fiio K7은 이처럼 제품 가격을 올리는 소리 요소가 별로 없지만 기본적으로 높은 해상도를 갖추고 있습니다. 즉, 해상도만 기준으로 삼는다면 K7의 가격대 성능비는 실로 굉장한 수준입니다.


*사실상 절대적인 가격대 성능비


기본 USB 케이블에서도 소리 해상도가 높으며 무엇보다 음이 자연스러워서 매일 들어도 질리지 않습니다. 윈도우 10을 설치한 맥 미니 2018에서 아이튠즈로 재생하는 애플 뮤직(무손실 재생, 44kHz / 24bit 고정)과 푸바2000에서 재생하는 각종 고해상도 음반으로 비교 청취했는데요. 저는 그레이스 디자인 M900과 바쿤 CAP-1003의 조합에 늘 만족하고 있었으나 30만원짜리 Fiio K7이 동급의 해상도를 낼 줄은 몰랐습니다. (M900과 CAP-1003의 가격을 합치면 140만원 정도) 이 정도면 사실상 절대적 가격대 성능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K7은 DAC가 내장됐으며 다양한 기기에 연결하는 올인원 디바이스이므로 가치가 더욱 올라갑니다.


*참고 : Fiio 웹사이트에 공개된 K7의 측정 데이터를 보면 USB 입력보다 옵티컬, 코엑시얼 입력에서 고.중음 영역의 THD+N 수치가 더 높게 나옵니다. (그래도 0.005% 미만이지만 어쨌든) 하지만 실제 청취에서는 차이를 느끼기가 어렵습니다. K7 유저들이 대부분 USB 입력을 사용하겠지만 옵티컬, 코엑시얼 입력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Fiio K7의 소리 특징을 요약한다면?


앞서 언급한 대로 이 제품의 소리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고요한 배경에서 고해상도와 고출력을 제공하는 DAC 헤드폰 앰프이며, 고가의 제품과 비교한다면 별다른 음악적 특징이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많은 사람들에게 데스크탑 음악 환경의 핵심적 바탕이 될 수 있으니... 입문용으로 사도 되고 그냥 정착하는 개념으로 사도 되는 물건이라고 결론을 내립니다. 그래도 비교 청취를 통해서 발견한 몇 가지 특징을 요약해두겠습니다. (*기본 USB 케이블을 기준으로 작성함)


1) 대부분의 이어폰 헤드폰에서 중음이 보강되고 저음이 더욱 든든해집니다. 전체 음색은 중립적이거나 약간 어둡고 포근하게 느낄 수 있겠습니다.


2) 빠르고 단단한 성향은 아닙니다. 굳이 분류한다면 더 느긋하고 부드러운 중.저음형 앰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이어폰 헤드폰이 원래 고음형이라면 K7에서도 고음형 소리가 나옵니다.


3) 소리 밀도가 조금 낮아서 편안한 잔향을 느낄 수 있습니다. 프로 오디오용이 아니라 확실히 음악 감상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4) 고유의 개성이 거의 없는 중립적 성향의 소리입니다. 음악적 경험의 새로움이 아니라 다양한 이어폰 헤드폰을 마음 편하게 골고루 음미하도록 배려해주는 실용적 DAC 앰프라고 하겠습니다. ■


*이 리뷰는 셰에라자드의 고료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