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2. 3. 17:26ㆍDAP
"이 물건을 써보면 DAP에 큰 돈 쓸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기본적으로 소리 해상도가 높으며, 사용 편의에서는 비싼 제품들보다 더 좋은 면이 있다."
글.사진 : 루릭 (blog.naver.com/luric)
제가 아스텔앤컨 AK100을 직접 사용해보고 리뷰를 했던 것이 2012년말이었습니다. 처음으로 대중적 인기를 끈 DAP라고 할 수 있는 AK100은 아주 작았으며 오로지 음악 파일만 담아서 재생할 수 있는 기기였습니다. 70만원에 육박했던 가격은 고급형 MP3 플레이어가 30만원 정도였던 당시에는 아주 비싼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2023년이 된 지금, 저는 중급형 스마트폰의 하드웨어와 대형 터치스크린으로 뮤직 스트리밍과 유튜브 재생을 하며 헤드폰잭이 세 개나 달린 최첨단(?) DAP를 손에 들고 있습니다. 제품 명칭은 Fiio M11S라고 합니다.
저는 데스크탑 활용을 위해서 Fiio New K3와 BTA30 Pro를 사서 쓰고 있는데, 이 회사의 DAP를 써보는 것은 처음입니다. 제품을 빌려서 전원을 켠 첫 날부터 놀랐는데요. 사용 경험이 여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다를 바 없을 정도로 편리합니다. 'Fiio 뮤직'이라는 기본 앱으로 감상해보니 모든 음악이 아주 높은 해상도로 쨍하게 들려옵니다. 또한 구글 계정 로그인을 해서 다른 종류의 앱도 자유롭게 설치하고 쓸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국내 가격은? ... 70만원대입니다.
이 시점부터 저는 M11S를 아주 편하게 소개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뭔가 특별한 음악적 경험을 원하는 게 아니라 적은 지출로 최대한 선명한 소리를 듣고 싶다면, 덤으로 DAP를 인터넷 탐색이나 비디오 감상에도 쓰고 싶다면, 70만원짜리 M11S는 매우 직관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소리가 좋을 뿐만 아니라 하드웨어의 높은 완성도와 다기능을 지녔으며 스마트폰처럼 간편하게 쓸 수 있다는 점이 '딱히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결론을 내리게 합니다.
꼼꼼하게 챙겨주는, 개방된 개념의 안드로이드 기기
음질 때문에 무선 이어폰에서 유선 이어폰의 세계로 이동했거나 원래부터 유선 이어폰을 선호하는 분들이라면 이 바닥(-_-)의 제품들이 얼마나 비싼지 잘 아실 겁니다. 그러므로 고해상도 DAP 한 대가 70만원 정도로 판매된다면 너무 싸서 무엇이든 부족한 점이 있으리라 짐작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Fiio M11S는 그러한 뒷구석이 없습니다. 음질의 끝판을 찍기 위해서 수백만원을 투척할 수 있는 소수의 애호가에게는 M11S가 보급형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높은 해상도의 소리를 편리하게 듣고 싶은 다수의 유저에게는 '큰 마음 먹고 지른 후 충분히 만족하는 DAP'가 될 것입니다. 게다가 M11S는 매우 비싼 DAP들보다도 기능이 많고 확장성도 좋기 때문에 소수의 애호가들도 생활용으로 하나 장만해둘 만합니다. 기존의 DAP들과는 다르게 훨씬 개방된 개념의 '안드로이드 DAP'라서 그렇습니다.
M11S는 작은 박스에 담겨 있으며, 박스 속에는 제품 본체와 USB-C to A 케이블이 들어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단출한 구성인데 클리어 케이스가 기본 포함된 점이 눈에 띕니다. 각진 금속 소재의 기기이며 후면이 유리 패널이라서 손에서 미끄러지기 쉬우니 케이스를 씌운 상태로 쓰시기 바랍니다. 또한 터치스크린에 고광택 유리 소재의 보호 필름이 기본으로 부착되어 있습니다. 즉, M11S를 사면 처음부터 케이스 액세서리와 보호 필름이 완료되는 겁니다. 다른 고가의 DAP들이 챙겨주지 않는 점을 가성비 DAP가 꼼꼼하게 챙겨줍니다.
Fiio의 DAP 디자인 테마는 육각형이라고 합니다. M11S의 네모 반듯한 금속 케이스를 보면 좌우 측면의 버튼들이 모두 육각형입니다. 그리고 왼쪽 측면에는 큼직한 카본 파이버 영역이 있는데 이것이 볼륨 버튼 되겠습니다. 터치 패드는 아니고 위 아래를 누르면 클릭되는 물리적 버튼입니다. M11S에서 클리어 케이스를 벗겨두면 이 볼륨 버튼을 다루는 게 은근히 불편할 수 있으니 주의합시다. 책상 위에 둔 기기를 들어 올릴 때 볼륨 버튼을 누르지 않기 위해서 아래쪽을 잡아야 합니다. 제품 전체의 크기는 125.2 x 74 x 18.5mm이며 무게는 271g이라고 합니다.
우측 상단의 전원 버튼을 길게 누르면 5인치의 크고 선명한 디스플레이가 켜집니다. 이 화면은 시야각이 넓어서 비스듬히 봐도 색이 바뀌지 않으며 터치 입력도 빠릿빠릿합니다. 그러니까... 일반적 DAP가 아닌 스마트폰의 터치스크린을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단, 화면이 아주 환하지는 않아서 저는 설정에서 밝기를 80~90%까지 올리고 사용했습니다.
M11S에는 안드로이드 10이 설치됐으며 3GB의 RAM과 32GB의 내장 메모리를 지니고 있습니다. 스냅드래곤 660 프로세서를 사용하며 오디오 기기답게 ES9038 Q2M DAC를 듀얼로 탑재합니다. 32GB의 내부 저장소 용량을 보면 아무래도 가격대 성능비 추구하는 인상이 딱 드는데요. (-_-) 32GB 중에서 시스템 용량이 16GB를 차지하므로 남은 용량에는 다른 음악 재생 앱을 설치하면 되겠습니다. 주로 음악 파일을 담게 되는 마이크로 SD 카드 슬롯의 용량은 최대 2TB까지 지원한답니다. 즉, M11S에 직접 구입한 음악 파일을 담아서 재생하고 싶다면 몇 만원을 더 써서 마이크로 SD 카드를 한 개 사야 합니다.
기기 하단에는 2.5mm, 3.5mm, 4.4mm 헤드폰잭이 모두 준비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커넥터의 이어폰 헤드폰을 연결할 수 있으며 3,5mm와 4.4mm 헤드폰잭은 아날로그 라인 아웃으로도 쓸 수 있으니 참조해둡시다. 또한 3.5mm 라인 아웃은 설정 메뉴에서 코엑시얼 출력으로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하단의 USB-C 커넥터로 충전과 데이터 전송 및 USB DAC 모드를 제공합니다. 5,300mAh의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한 기기이므로 빠르게 충전하고 싶다면 고속 충전을 지원하는 충전기와 USB 케이블을 사용해도 좋겠습니다. 만약 고속 충전을 한다면 완전 충전까지 세 시간 걸린다고 하네요. (퀄컴 퀵 차지 규격)
멀티 미디어 플레이어처럼 사용하는 고해상도 DAP
제가 생각하는 DAP의 가장 불편한 점은 '안 쓸 때는 전원을 꺼둬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DAP들은 전원을 끄지 않으면 마치 일시 정지된 CD 플레이어처럼 전력을 계속 사용합니다. (음악은 안 나오지만 CD는 계속 돌고 있음) 그래서 미사용시 자동으로 전원을 끄는 옵션이 기본이며, 음악을 듣고 싶다면 DAP를 다시 켜서 부팅과 파일 로딩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도 배터리가 소모되고요.
한 편,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들은 대기 상태에서 매우 낮은 전력을 쓰도록 설계됩니다.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는 Fiio M11S도 그렇습니다. 분명히 고해상도 DAP인데 스마트폰처럼 항상 켜두고 있다가 언제든 즉시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Wi-Fi와 블루투스를 켜두어도 다음 날 아침에 보면 배터리 잔량이 거의 그대로입니다. 물론 다른 DAP들처럼 M11S도 음악을 틀면 배터리가 닳기 시작합니다. 제품 사양표에서는 배터리 사용 14시간을 대략적으로 제시하는데요. 매일 한 두 시간씩 음악을 듣는다면 훨씬 오랫동안 쓰게 될 것입니다. (예: 배터리 절반 기준으로 3~4일에 한 번씩 충전해주면서 사용)
안드로이드 OS이므로 설정 메뉴에서 구글 계정 로그인을 하면 구글 플레이에서 각종 음악 재생 앱을 설치할 수 있습니다. 직접 해보니 스포티파이, 애플 뮤직, USB Audio Player Pro 등이 설치되고, 타이달 앱은 '이 기기에서 지원하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뜨지만 원래 한국에서 서비스하지 않는 타이달이므로 VPN 앱을 사용해야 하겠습니다. 참고로 M11S는 MQA 파일의 8x 언폴딩(Unfolding)을 지원합니다.
더 좋은 음질을 원한다면 음악 재생 앱을 새로 설치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M11S의 하드웨어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 'Fiio 뮤직' 앱이 있기 때문입니다. 원래 사용 중인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가 있을 때 새로운 앱을 설치하면 되겠고, 유선 재생과 블루투스 재생 모두에서 Fiio 뮤직 앱을 거칠 때의 음질과 음색이 훨씬 좋습니다. PC나 스마트폰으로 재생하는 디지털 오디오에서는 소프트웨어의 소리 영향이 큰 편인데 M11S와 Fiio 뮤직 앱의 궁합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이건 제 생각이고, 여러분의 취향과 목적에 따라서 여러 가지 음악 재생 앱을 사용해봐도 좋겠습니다.
Fiio 뮤직 앱은 음악 재생 화면을 터치하면 '앨범 아트', 'VU 미터', '가사 표기'의 순서로 전환됩니다. 이 중에서 VU 미터를 쓰는 유저가 많을 듯한데요. 실시간으로 바늘이 움직이는 모습이 재미있고 고급스럽게 보입니다. 대부분의 음악 재생에서 진지한 오디오 기기를 쓰는 기분이 되는데 DSD 재생에서 동작하지 않는 게 아쉽긴 합니다.
M11S의 기본은 음악 재생 전용이지만 인터넷 검색이나 비디오 재생을 해도 됩니다. 예를 들면 크롬 브라우저와 유튜브 앱을 설치하는 경우가 많겠습니다. 5인치 화면과 720 x 1280 픽셀의 해상도를 지녀서 대부분의 모바일 웹사이트와 유튜브 비디오를 깨끗하게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화면의 베젤이 거의 없어서 영상을 볼 때 스마트폰 화면보다 더 깔끔한 느낌이 듭니다.
블루투스는 보너스!
다용도 DAP이므로 블루투스 기능도 체크해봅시다. 블루투스 이어폰 헤드폰 제품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M11S의 블루투스 오디오 볼륨과 이어폰 헤드폰의 볼륨이 따로 적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래 따로 적용되는 듯!) 이 때는 M11S의 블루투스 오디오 볼륨을 100~120으로 올려서(최대 120) 소스 게인을 확보한 후 블루투스 이어폰 헤드폰의 자체 볼륨을 조정해서 들으면 됩니다. 블루투스로 처음 들을 때 소리가 너무 작더라도 당황하지 마시고 M11S의 볼륨을 높~게 올려주세요.
이 제품은 LDAC, LHDC, aptX HD, aptX, AAC, SBC 코덱을 지원합니다. 설정의 '오디오' 메뉴에서 선택할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는 블루투스 제품의 설정에 따라서 자동으로 선택됩니다. 이 때는 M11S 화면 상단의 상태 표시줄에서 현재 활성화된 블루투스 오디오 코덱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블루투스 이어폰 헤드폰에 있는 터치 패드나 버튼의 입력도 대부분 적용됩니다.
여러 DAP들이 블루투스 재생을 '있으면 좋은 보너스'처럼 제공하고 있는데요. 고가의 DAP에 블루투스 페어링을 하면 더 좋은 소리가 들릴 듯하지만 스마트폰 페어링의 소리보다 더 갑갑한 소리가 나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Fiio M11S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매우 흡사한 장치라서 그런지 블루투스 재생이 원활하고 간편하며 소리도 시원스럽게 들립니다. (Fiio 뮤직 앱 사용) 고해상도 음반도 CD 해상도로 잘 변환해서 들려주니 딱히 불만이 없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역시, M11S는 유선 재생을 우선으로 두는 DAP이며 무선 통신이 중요한 스마트폰과는 다른 제품입니다. 일부 음악 파일에서는 블루투스 재생 도중 소리가 튀기도 합니다. 다른 DAP들보다 블루투스 재생이 편리하고 음질도 준수하지만 스마트폰처럼 완전 깔끔하게 구현되지는 않으니 참조해두시기 바랍니다. 유선 재생이 기본이고 블루투스 재생은 보너스로 보는 게 좋겠습니다. (이후 펌웨어 업데이트로 개선될 가능성도 있음)
SOUND
*중요 : M11S의 선명하게 보강된 고음은 Fiio 뮤직 앱에서 특히 잘 살아납니다. 다른 음악 재생 앱을 거쳐서 들으면 중.저음만 보강되어서 오히려 따뜻한 소리가 되기도 합니다. Fiio 뮤직 앱을 쓰지 않는다면,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와 파일 형식에 따라서 각자 다른 소리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감상문도 Fiio 뮤직 앱을 기준으로 작성합니다.
제가 M11S를 대여한 동안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1.0.2로 업데이트했습니다. Wi-Fi 연결을 통해서 스마트폰 OS 업데이트하듯이 간편하게 진행됩니다.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서 M11S도 룬 레디(Roon Ready) 제품이 되며, 소리에 짝수 배음을 더해주는 기능도 포함됩니다.
*스마트폰과는 다르다! 스마트폰과는!!
안드로이드 10의 각종 기능 때문에 이 물건이 거의 스마트폰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M11S의 내부 회로는 고해상도의 음악 재생을 위해서 설계됐습니다. 스냅드래곤 660 프로세서가 디지털 오디오 데이터를 송출하면 Fiio에서 설계한 4세대 FPGA를 거쳐서 듀얼 ES9038 Q2M DAC로 전달됩니다. 이 FPGA에는 두 개의 NDK 펨토세컨드 크리스탈 오실리에이터가 연결되어서 디지털 오디오 데이터를 더욱 깨끗하게 만듭니다. 이러한 하드웨어와 면밀히 연동되는 Fiio 뮤직 앱이 M11S 특유의 샤프한 고해상도 사운드를 완성합니다.
*안드로이드 모드와 퓨어 뮤직 모드
이 제품의 설정 메뉴에서 유저가 챙겨볼 것은 '모드 선택'과 '오디오'가 되겠습니다. '모드 선택'은 M11S의 음악 재생 환경을 결정하는 것으로, 안드로이드 모드, 퓨어 뮤직 모드, USB DAC 모드, 블루투스 수신 모드, 에어플레이 모드가 있습니다. 일반적 사용에는 안드로이드 모드를 사용하며 DAP의 목적 그대로 음악만 듣겠다면 Fiio 뮤직 앱만 구동되는 퓨어 뮤직 모드를 쓰면 됩니다. '오디오' 메뉴에서는 3.5mm 헤드폰 출력을 코엑시얼 출력으로 전환하거나 게인(Gain) 선택이 가능합니다. 일곱 개의 DAC 필터 모드와 여섯 개의 블루투스 오디오 인코더(코덱) 선택도 유용한 기능입니다.
*바로 연결하겠다면 큰 헤드폰보다는 이어폰을 권장함
유선 재생에서는 계속 하이 게인으로 감상했습니다. (오디오 메뉴에서 High 선택) 감상을 위한 고해상도 음악 파일들은 모두 내부 저장소에 담아두었습니다. 생활 속에서는 안드로이드 모드로 사용했으며 소리 감상평을 최종 정리하는 단계에서는 퓨어 뮤직 모드를 사용합니다.
제가 보유한 이런 저런 이어폰 헤드폰들을 M11S의 헤드폰잭 세 개에 골고루 연결해봅니다. 이 기기는 하이 게인 상태에서 대부분의 이어폰을 30~50 볼륨으로 든든하게 구동하며, 헤드폰들은 60~70 정도의 볼륨으로 감상했습니다. (예: 소니 MDR-7506, 오디지 MM-500) 이미 짐작하시겠지만, 내부 용적 중에서 헤드폰 앰프의 분량이 적은 DAP들은 대형 헤드폰을 넉넉히 구동하기가 어려운 편입니다. 게다가 M11S는 원래 소리 선이 가늘게 나오는 편이므로 큰 헤드폰보다는 이어폰으로 감상하시길 권하겠습니다. 헤드폰 감상에서는 M11S를 소스 기기로 사용하여 거치형 헤드폰 앰프로 듣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 때는 3.5mm 또는 4.4mm의 헤드폰잭을 라인 아웃으로 설정해서 별도의 인터커넥터 케이블로 헤드폰 앰프와 아날로그 연결하면 됩니다.
*이 시원한 고음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이오?! - 저음형 이어폰과 조합 권장
그동안 사용해본 DAP들을 떠올려보면, M11S의 소리는 아주 뚜렷한 개성이 하나 있습니다. 그러니까 Fiio 뮤직 앱을 기준으로 할 때 그런 것인데요. 고음이 유난히 선명하고 시원하게 들립니다. DAC 필터를 변경해도 지속적으로 나오는 핵심적 특징이기도 합니다. 낮은 고음의 입자가 부드럽고 곱게 다듬어져 있으며 10kHz 이상의 초고음 영역이 깨끗하고 세밀합니다. 즉, 시원한 고음이면서도 청각에 자극을 주지 않습니다. 이처럼 고음의 선이 가늘게 나오며 섬세하고 정밀한 인상을 주는데 중음과 저음은 제법 굵고 힘찬 느낌이 있습니다.
이러한 기본 특징 덕분에 M11S는 명확한 이어폰 매칭이 가능한데요. 저음이 풍부한 이어폰과 무척 잘 어울립니다. 중.저음이 힘차게 들리면서 고음을 더 선명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음이 강한 이어폰에서는 음색이 더욱 밝아지는데, 이 샤프한 소리를 선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젠하이저 IE900, IE600처럼 본격적인 고음형 이어폰은 그리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_-);
*참고 : Fiio 뮤직 앱이 아닌 다른 음악 재생 앱을 쓴다면 이어폰 성향을 따질 필요가 없게 됩니다. 그러나 M11S의 고해상도는 Fiio 뮤직 앱에서 최대 발휘되므로 일장일단이라고 하겠습니다.
*고음이 선명한, 분석적, 중립적 성향 (feat. 고요한 배경)
이 제품을 입문용 DAP 뿐만 아니라 생활용 DAP로도 추천할 수 있는 이유는 사운드 튜닝이 해당 목적에 잘 맞기 때문입니다. 제가 들어본 느낌으로 말한다면 M11S는 놀라운 파워로 강하게 휘몰아치는 성향은 아닙니다. 단정하고 차분한 인상으로 생활 속의 장기간 음악 감상에 적합한 소리라고 생각합니다. (고음형 이어폰만 피하면 됨) 그리고 분명히 고음이 시원한 소리이지만 전체 음색이 밝지는 않은 듯합니다. 중립적 음색을 기본으로 두면서 소리 해상도의 향상을 위해서 초고음을 보강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하이 게인 상태에서도 배경 노이즈가 없습니다. 거의 적막에 가까운 배경이라서 이어폰을 쓸 때 큰 장점이 됩니다.
요컨대 음악적, 감성적 소리보다는 분석적, 중립적 성향의 소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응답이 빠르고 밀도가 높은 소리이며 그만큼 잔향이 없어서 약간 건조한 인상도 남깁니다. 혹시 더 편안하게 풀어진 느낌을 원한다면 1.0.2 시스템 업데이트를 거친 후 짝수 배음 효과를 켜보시기 바랍니다.
*해상도가 제일 중요하다
M11S는 소리 해상도가 높게 들립니다. 다른 모든 기능을 제쳐둔다고 해도 고해상도 DAP로써 높은 가치가 있다는 뜻입니다. 이 제품은 소리의 여러 속성 중에서 해상도를 가장 중시합니다. 음악적 뉘앙스의 해석이나 음악 속의 감정 증폭을 노리지 않으며 소리를 최대한 높은 해상도로 전달한다는 한 개의 목표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유선 이어폰의 디지털 오디오 감상에 입문하는 유저에게 가장 적합하며, 다수의 DAP를 보유한 유저 중에서도 고음형 DAP를 하나 두고 싶다면 좋은 선택이 되겠습니다. ■
*이 리뷰는 셰에라자드의 고료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